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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여름, 한국영화 최대 기대작 중에 하나인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의 OST가 영화 개봉에 앞서 7월 8일 소개되었다. 온라인 음악 서비스 멜론에 공개된 OST는 139분의 러닝 타임에, 170억이 투입된 대작답게 트랙 수만 40곡에 달하는 풍성한 사운드를 자랑하는데, 음악은 전작 [달콤한 인생]에서 호흡을 맞춘 복숭아의 달파란과 장영규가 맡고 있다. 아마도 가장 눈에 띄는 건 이미 예고편에서도 박력있게 쓰였고, 타란티노의 [킬빌 Kill Bill vol.1]에서도 깊은 인상을 남겼던 'Don`t Let Me Be Misunderstood'가 아닐까 싶은데, 산타 에스메랄다 Santa Esmeralda의 디스코풍 사운드를 바탕으로 달파란과 장영규가 가사없이 편곡, 연주한 버전이 삽입돼 있다. 개인적으론 예고편 음악으로만 쓰인 줄 알았더니, 시사회 반응을 보니 영화상에서도 삽입된 듯 해 다소 아쉽게 느껴진다. [킬빌]의 무시못할 후광도 있고, 달파란과 장영규의 조합이라면 순수 창작 스코어를 믿어도 될 법도 한데, 굳이 익히 알려진 곡으로 쇼부를 보려했을까. 답을 알기 위해선 뭐 영화를 보는 수 밖에 없겠지만.[반칙왕]과 [복수는 나의 것], [4인용 식탁], [달콤한 인생]과 [타짜] 등으로 한국에선 보기 드문, 인상적인 사운드를 창출해온 장영규와 달파란의 존재는 우리 귀에 익숙한 조성우나 이동준의 느낌과 사뭇 다르다. 장르적이면서도 탈장르화를 이뤄내는 그들의 실험적이고 키치적인 스코어링은 전통적인 할리우드 문법 대신 이국적이면서 동시에 동양적인 여백의 뉘앙스를 살린 공간적인 사운드로 영화를 무장시켜준다. 한과 페이소스를 짙게 두른 미묘한 웃음과 슬픔, 그 경계를 표출하는 감정선이 무기인 셈. 스케일과 액션을 묘사하는 음악이 아닌 인물이 숨쉬는 공간의 느낌과 감정을 묘사하는 음악으로 영화를 뒷받침해준다. 신나면서도 낭만적인 음색이 가득한 [놈놈놈] OST는 그들의 그런 역량이 유감없이 드러나는 영화음악으로 영화못지 않은 풍성한 들을거리를 제공해준다. '만주의 매'나 '검은 화차', '뛰어', '볼레로 볼레로 볼레로', 'Winner takes all' 처럼 귀에 쏙 박히는 트랙들 외에도 모든 곡들이 진주 목걸이 알맹이처럼 버릴 것 하나 없으며, '마치 엔니오 모리꼬네가 로버트 로드리게스의 영화음악을 써서 칸노 요코가 연주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듣고 있으면 삽입곡이 필요했을까란 의문만 가중될 뿐. 온라인 상에서 일찍 공개된 것과 달리 오프라인 상에서 OST 발매 여부는 아직까진 감감무소식이다. 뉴스를 검색해보나 음반 사이트들을 돌아다녀도 예약이나 발매 정보는 전무. 그간 너무 음반 시장이 안좋다 힘들다 구구절절 앓는 소리들이 많아서, 디지털 앨범으로만 소개되고 CD 발매는 안되는 것이 아닌가 슬쩍 불안한 마음도 드는데, 사실 아직까지 내게 디지털 앨범은 패키지에 비해 생소하기만 하다. 프로모셔널 용으로 소량 제작되거나 한정판 DVD에 첨부된 OST로만 소개되는 것보다야 낫다고는 하지만, 스트리밍 서비스나 디지털 OST의 경우 영화의 느낌을 소중히 간직한다기 보단 그저 BGM으로만 소비되는 건 아닌가 하는 심한 편견(?)에 사로잡혀 있어 편하다는 생각이 들기 이전에 일단 거북스럽다. 그래서 꼭 듣고 싶었던 이병우의 [수]나 [1번가의 기적], [그놈 목소리] 그리고 김준석+최용락의 [추격자], 김준성의 [게임] 등은 온라인 상에서 스코어가 공개됐지만, 아직까지도 CD 발매를 기다리고 있는 형편. 차라리 한정판으로 수량을 정해놓고서라도 소량 발매를 꿈꾸지만, 그마저 시장이 허락하지 않는 열악한 국내 OST 상황이 안타깝다. (패키지, 렌탈 시장이 죽어버린 국내 2차 문화 산업은 과연 인터넷과 정보화라는 태풍을 어떻게 극복해낼런지 자뭇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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