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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번째 007 영화가 돌아왔다. 시리즈 사상 최초로 비영국인/비영국령 출신 감독 마크 포스터 Marc Forster가 메가폰을 거머쥔 [퀀텀 오브 솔러스 Quantum of Solace]는 시리즈 사상 최대의 제작비 2억 2천만불을 쏟아부어 전편보다 더욱 커지고 화끈한 규모를 자랑한다. 게다가 시리즈 사상 최초로 전편과 바로 이어지는 스토리 라인을 갖고 있다는 것도 눈여겨 볼 점. 기존의 유들유들하고 바람둥이 같던 여유만빵 첩보원의 이미지를 쇄신한 [카지노 로얄 Casino Royale]의 바통을 이어 시대에 맞게 쿨하고 거친 이미지의 금발머리 제임스 본드 다니엘 크레이그 Daniel Craig가 눈부신 활약을 펼친다. 복수에 눈이 먼 인간병기가 되어 여기저기 부딪치고 밀어붙이는 불도저식 캐릭터는 이전의 [살인 면허 Licence To Kill] 때의 티모시 달톤 Timothy Dalton을 떠올리게 만드는데, 본 Bourne 시리즈가 가져온 현재 액션 트렌드에 맞게 더욱 진화하고 발전해 더 리얼하고 강력한 몸빵 첩보원의 진수를 선사한다. [몬스터 볼 Monster's Ball]과 [연을 쫓는 아이 The Kite Runner] 등 주로 작품성 있는 드라마를 선보였던 마크 포스터 감독은 성공적으로 리부트된 시리즈를 맞아 자신의 장기를 살려 캐릭터에 생동감과 입체감을 불어넣으며 높아진 기대치에 부응할 태세다. 일단 시사회에서 비평적인 호응은 이끌어낸 상황. 11월 5일 한국을 시작으로 전세계 월드 와이드 개봉할 본 게임 성적이 궁금해진다.음악은 여전히, 아니 이젠 굳건히란 수식어가 더 잘 어울리는 데이빗 아놀드 David Arnold가 담당하고 있다. 사실 그 외에 다른 본드 작곡가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 [스타게이트 Stargate]와 [인디펜던트 데이 Independence Day]로 짧은 시간 자신의 실력과 주가를 만 천하에 알린 그는 뛰어난 감각과 대중적인 취향으로 그 나물에 그 밥이 되어가던 90년대 중반 할리우드 영화음악 시장에 혜성처럼 등장한 스타다. 물론 [고지라 Godzilla] 이후 다소 지지부진, 초반 활약상 만큼 인지도를 탄탄히 키우지 못한 게 아쉽긴 하지만, 여전히 007 이라는 블루칩을 오른손에 들고 있는 한 그에 대한 평가와 인기는 쉽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과거 존 배리 John Barry가 그래왔듯, 그의 존재는 이미 007 시리즈에 있어 가장 중요한 역할 중에 하나이자 전통으로 자리 잡았기에. 문제는 존 배리 만큼 얼마나 빨리 '본드 작곡가' 라는 굴레를 벗고 다른 색깔을 보여줄 수 있는가다. 지난 10년간 007 시리즈 음악을 제외한 데이빗 아놀드의 필모가 그리 인상적이지 못했다는 건 그 폐해일수도 있다. 시리즈 음악은 양날의 검, 확실한 미래가 보장되는 한편, 그 시리즈가 가져다 준 성공과 색깔에서 벗어나기 어렵기에 끊임없이 다른 장르로의 도피가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존 싱글턴 John Singleton과 마이클 엡티드 Michael Apted과의 파트너쉽은 좋은 선택이지만, 전환점이 되긴 아직 부족한 보여진다. 이런 세간의 평가를 그 자신도 의식하고 있는지 아닌지 잘 모르겠지만, [카지노 로얄]에서 직접적으로 이어지는 [퀀텀 오브 솔러스] OST의 변화는 의미심장하다. 모양새는 전편과 비슷하다. [카지노 로얄]에서 들려줬던 그 방식 그대로 일렉트릭 사운드를 최대한 자제하고 대규모 오케스트레이션을 통한 '스파이 뮤직'으로서 본연의 임무에 충실한 것. 긴박감을 선사하는 서스펜스 넘치는 선율부터, 액션 스코어, 그리고 이국적이고도 낭만적인 러브 테마까지 존 배리가 만들어낸 007 음악의 규범에 완벽하게 부합한다. 벌써 11년차 5번째 맡는 007 음악이니 이젠 그 역시 머리로 구사하기보단 본능적으로 음악 배치를 이끌어낼 터, 한층 자연스러워지고 편안한 사운드를 창출해낸다. 다만 결정적인 건 우리 귀에 아주 익숙했던 007 테마가 사라졌다는 것!! 물론 완벽히는 아니다. 다양하게 변주가 이루어지고 종종 베이스 리듬으로 깔리며 파편적으로나마 들리긴 하지만, 이 곡 자체가 스코어 상에서 온전하게 드러나는 트랙은 전혀 없다. 몬티 노만 Monty Norman이 작곡하고 존 배리가 편곡한 이 낭창낭창하면서도 귀에 감기는 재지한(jazzy)한 사운드는 그간 007 시리즈의 간판이자 핵심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지만, [카지노 로얄]에서 초창기 007의 모습을 담는다는 이유로 영화 전반 내내 안들리다 마지막에 엔딩 크레딧이 뜨기 직전에야 등장하는데 반해 [퀀텀 오브 솔러스]에 이르러선 아예 자취를 감춰 버린 꼴이 됐다. 그리고 그 안을 강타한 건 무자비하게 앞으로만 질주하는 단색의 그의 스코어다. 초창기 데이빗의 본드 스타일이 다채롭고 화려했다면, [카지노 로얄]에서부터 들려주는 리부트된 본드 스타일은 모노톤의 묵직함이다. 일렉과 비트감은 뒤로 빠졌고 익숙했던 007 테마 자체는 은유적으로만 들릴 뿐, 파워풀한 브라스 섹션과 퍼쿠션 그리고 본드의 고뇌를 담은 섬세한 현악 사운드의 배치가 눈에 띈다. [카지노 로얄]과는 쌍둥이처럼 닮았지만, 조금 더 본드 스타일에서 벗어나고자 한 본드 음악이랄까. 007 작곡가로서 그의 욕심이, 혹은 그의 고뇌가 드러나 보인다. 전체적으로 곡들의 길이는 줄어들었다. 7분, 12분 짜리 대곡이 있었던(게다가 itunes로는 무려 87분 확장판 Expanded 앨범이 나왔던) [카지노 로얄]과는 달리 이번에는 30초, 40초대 짧은 큐(cue)들이 다수 존재한다. 144분이었던 전편과 달리 [퀀텀 오브 솔러스]의 런닝타임이 106분 밖에 되지 않는다는 이유가 가장 클테지만, 마크 포스터 감독이 마틴 캠벨 Martin Campbell보다 음악 구사를 더 절제한다는 편이 옳을 듯 싶다. 그럼에도 강도는 여전하다. 환상적인 액션 시퀀스에 걸맞게 빠르고 박진감 넘치는 긴장감을 선사하는 초반의 두 곡 'Time to get out'과 'The Palio'는 풀 오케스트레이션 액션 스코어의 위력을 유감없이 들려준다. 점층적으로 브라스 섹션을 두텁게 쌓아가며 옅은 일렉 사운드로 간을 밴, 정신없이 휘몰아치는 드라마틱한 악곡은 데이빗 아놀드의 장기. [카지노 로얄]에서 드러난 액션 스코어들과 붕어빵처럼 닮았다. 그 외에도 타악과 관악의 스피드한 질주감이 조화를 이루는 'Target Terminated'나 브로스넌 때의 007 스코어를 연상케 하는 - 강렬한 일렉 기타 사운드와 팝비트가 어우러진 'Pursuit at port au prince', 유일하게 8분이 조금 넘어가며 지방색의 느낌을 강하게 살리는 대곡의 형태의 'Perla de las dunas' 모두 인상적인 액션 큐들이다. 스파이물 특유의 서스펜스를 느낄 수 있는 'Night At The Opera'나 존 파웰 John Powell의 느낌이 떠오르는 오스티나토 ostinato를 구사하는 'Somebody Wants To Kill You' 역시 긴장감을 주기 좋은 트랙. 그 외 이국적인 풍광과 열기를 느낄 수 있는 'Bond in Haiti', 'Bolivian Taxi Ride', 'Talamone' 등의 곡들이 흘러나와 로케이션의 매력을 효과적으로 받쳐주고 있으며,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선율의 'What's keeping you awake'나 'Camille's Story', 'I never Left' 등이 점점 무뎌지고 냉철해져가는 본드의 지친 여정에 따스한 온기를 불어넣는다. 007 음악의 또 다른 즐거움이자 많은 사람들이 고대하는 주제곡은 시리즈 사상 최초로(뭐 이렇게 시리즈 사상 최초가 많은지 모르겠지만) 알리샤 키스 Alicia Keys와 잭 화이트 Jack White의 듀엣곡으로 결정됐다. 에이미 와인하우스 Amy Winehouse와 비욘세 Beyonce, 리오나 루이스 Leona Lewis 등의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친 'Another Way To Die'는 강한 락비트에 소울 창법이 인상적인 곡. 네오 개러지 락 밴드 The White Stripes와 R&B 디바의 조합이 어떤 화학 반응을 불러일으킬지 궁금하다면 그에 대한 대답으로 적당할 것 같다. 강렬한 기타 사운드와 힘있는 관현악 편곡, 음산한 피아노가 파워풀하고 호소력 짙은 보이스 컬러와 어우러져 독특한 질감을 선사하는데, 아쉽게도 007 분위기와는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 듯 하다. 기존의 시리즈와의 차별성을 감안한다고 쳐도 너무 어둡고 무겁다고 할까. 벌써부터 마돈나가 담당했던 'Die Another Day'에 이어 역대 최악의 주제곡 후보에 오를 내릴 정도로 반응은 그다지 좋지 못하다. [네버 다이 Tomorrow Never Dies]와 [어나더 데이 Die Another Day]에 이어 데이빗 아놀드가 주제곡에 손대지 않았다는 것 또한 아쉬운 점. 스코어와의 연계성도 떨어지고 무엇보다 존 배리 이후 가장 007 주제가에 근접했던 k.d. lang의 'surrender'를 작업한 바 있기에 그의 실력 발휘를 기대했었는데. 모험과 이슈를 버리고 보다 전통적인 면으로 회귀한 007 주제가를 바라는 건 진정 꿈인 것일까. 'Another Way To Die'는 2008년 10월 15일 UK 싱글 차트 26위로 데뷔했다. Track Listing 01. Time To Get Out (3:28) 02. The Palio (4:59) 03. Inside Man (0:38) 04. Bond In Haiti (0:35) 05. Somebody Wants To Kill You (2:17) 06. Greene & Camille (2:13) 07. Pursuit At Port Au Prince (5:58) 08. No Interest In Dominic Greene (2:44) 09. Night At The Opera (3:02) 10. Restrict Bond's Movements (1:31) 11. Talamone (0:34) 12. What's Keeping You Awake (1:40) 13. Bolivian Taxi Ride (0:49) 14. Field Trip (0:41) 15. Forgive Yourself (2:26) 16. DC3 (1:15) 17. Target Terminated (3:53) 18. Camille's Story (3:58) 19. Oil Fields (2:29) 20. Have You Ever Killed Someone? (1:32) 21. Perla De Las Dunas (8:07) 22. The Dead Don't Care About Vengeance (1:14) 23. I Never Left (0:40) 24. "Another Way To Die" - performed by Jack White & Alicia Keys (4:23) - Total Duration: 6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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