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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보니 정말 메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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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6월, 1편의 영화가 기록적인 흥행 신화를 달성하는 동안 그 그늘 속에서 2편의 저주 받은 걸작이 개봉했다. 세 편 다 SF 형태를 띄고 있었지만 풀어내는 방식은 모두 달랐다. 한 편은 따스한 휴머니즘이 깃든 가족영화였고, 또 한 편은 휴머니즘을 묻는 느와르였으며, 다른 한 편은 휴머니즘을 불신하는 호러였던 것. 그러나 다크한 설정과 불안 심리를 가중시키는 모호한 텍스트는 냉전 막바지에 접어든 그 당시 관객들에게 전혀 어필하지 못했다. 사람들은 다면적이고 상징적인 메타포보단 훨씬 더 쉬운 감동과 유머, 그리고 사랑을 원했다. 가정의 안정과 번영을 주창하던 신보수주의 레이건 정부의 집권과도 맞물린 결과였다. 결국 가족 영화의 일방적인 완승으로 끝이 났지만, 나머지 두 작품에서 보여지는 작품성과 의미는 시간이 지나 재평가 받았다. 82년 6월 항쟁(?) 속에서 이 세 감독들의 운명은 그렇게 결정되어진 것이나 다름없었다. 한 사람은 누구도 의심할 수 없는 불세출의 할리우드 상업영화 감독으로, 또 한 사람은 오랜 방황을 거쳐 이 시대 최고의 영화 장인으로, 그리고 남은 한 사람은 B급 영화의 제왕으로. 그들은 바로 스티븐 스필버그 Steven Spielberg와 [E.T. The Extra-Terrestrial], 리들리 스콧 Ridley Scott과 [블레이드 러너 Blade Runner], 그리고 존 카펜터 John Carpenter와 [괴물 the Thing]이다. 이미 할리우드 메이저를 경험했던 스콧과 (그리고 나름 입지가 탄탄했던) 스필버그와 달리 카펜터는 [괴물]이 메이저 첫 작품이었다. [할로윈 Halloween]과 [안개 The Fog], [뉴욕탈출 Escape from New York]등으로 인상적인 흥행과 호평을 얻어낸 그를 눈여겨 본 유니버샬이 하워드 훅스 Howard Hawks의 [외계에서 온 괴물 The Thing from Another World]의 리메이크를 맡긴 것이다. 하워드 훅스의 광팬이었던 그가 덥썩 문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 비록 흥행면에선 실패했지만, [괴물]은 그 당시 사회를 관통하던 AIDS에 대한 공포와 산업화의 발달로 인한 타자와의 불신과 고립을 은유적으로 담는데 성공했다. 거기엔 놀랄만한 특수효과와 강렬한 연출, 음산한 음악이 어우러져 생생한 공포감을 배가시킨 점도 컸다. 안타깝게 카펜터는 메이저와 친해질 순 없었지만, 자신 일생일대의 최고 결과물만큼은 뽑아낼 수 있었다. [괴물] 이후 그는 초창기만큼의 빛나는 업적을 쌓지 못했다. 대신 변방의 독립투사와 같은 자유와 목소리를 얻었다. 투박한 만듦새와 안티 히어로는 동어반복에 자기복제이기도 했지만, 그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이야기였다. 그것은 그가 만든 거의 모든 작품에서 자신이 음악을 담당하는 이유와도 비슷했다. 그러나 [괴물]은 그가 음악을 맡지 않은 첫 작품이기도 했다. 스튜디오에선 이쪽 장르에 일가견이 있던 제리 골드스미스 Jerry Golldsmith를 고려했고, 확장된 비전 속에서 타자의 능력을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찾아보겠단 카펜터 역시 자신이 아닌 다른 음악가의 고용을 반대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크레딧에 이름을 올린 건 엔니오 모리꼬네 Ennio Morricone였지만, 그는 여기서 지구상 가장 매력적이고 서늘하며 음울한 묵시록적인 비전을 들려주었다. 카펜터가 원하던 것도 바로 정확히 그것이었다. 방대한 다작과 실험적이고 모험적인 도전 정신 그리고 아름다운 멜로디로 대표되는 엔니오 모리꼬네는 여든이 된 나이에도 여전히 한해 2~4 작품 이상의 필모를 쏟아내며 최일선에 서있다. 어떤 성격의, 무슨 장르의 영화가 되었든 거리낌없이 순식간에 곡조를 뽑아낼 수 있는 그의 천부적이고 탁월한 능력은 그를 세계 최고의 영화음악 장인으로 만들어냈다. 고국인 이탈리아를 넘어 프랑스, 미국, 독일, 스페인 그리고 일본 등 전세계 어느 문화 속에서도 그의 스코어는 스며들었고, 지구상에서 가장 유명한 영화음악가로 대중들에게 각인됐다. 1977년 [엑소시시트 II Exorcist II: The Heretic]로 본격적인 할리우드 진출에 나선 이력에 비춰봤을 때 1982년작 [괴물]은 모리꼬네의 할리우드 초기작쯤에 해당하는데, 강렬한 메인테마나 인상적인 쇼크 요법이 없이도 미묘한 심리묘사와 공포감을 실감나리만치 생생하게 표현해내고 있다. 남극의 고립된 상황을 묘사하듯 정적이고 침잔된 오케스트레이션의 구성은 미니멀한 특색을 부각시켜 이전의 카펜터 자신이 맡았던 사운드와 유사한 분위기를 풍긴다. (다만 그의 차갑고도 신경질적 신디의 미니멀한 반복은 스트링과 관악의 두텁고 깊이 있는 음색으로 치환돼 더욱 더 스케일이 커지고 스펙트럼이 넓어졌다는 게 차이.) 그도 그럴수 밖에 없는 게 사실 카펜터가 자신의 스코어에서 가장 영향을 받았던 인물로 뽑은 게 버나드 허만 Bernard Herrmann과 엔니오 모리꼬네였기 때문이다. [괴물]은 그런 면에서 카펜터적인 색깔이 드러나는 동시에 엔니오 모리꼬네 자신의 스타일이 유감없이 발휘되는 스코어이기도 하다. 그의 초창기 이탈리아 호러 영화 시절에서 들려줬던 과도한 실험성과 도전 정신은 자제하고 있지만, 공포와 긴장의 간극을 조절해내는 음악적 센스와 독특한 편성만큼은 그때나 이때나 변한 게 없다. 여성의 기괴한 신음 소리와도 같았던 코러스와 전자음향, 악기를 벗어난 사운드 활용 등으로 스코어의 본질을 다시 생각하게끔 한 엔니오 모리꼬네는 조금 더 무거워지고 심각해졌지만, 여전히 그러한 변화와 도전에 대한 의지만큼은 잃지 않았다. 손가락으로 현을 튕기는 피치카토(pizzicato) 주법으로만 괴물의 변형과 위기 상황을 표현해낸 'Contamination'이나 신디를 사용해 카펜터의 뉘앙스를 강렬하게 풍기며 첫 장면에서 개를 쫓던 노르웨이인이 등장할 때 흐르던 'Humanity pt2', 대위법적인 접근이 뛰어난 'Bestiality' 등 변화가 쉽게 드러나지 못할 호러 영화에서 다양한 시도를 선사한다. 특히나 카펜터가 작곡했다고 해도 믿을 정도로 그의 색채에 완벽하게 젖어든 'Humanity pt2'는 차갑고 조용한 공포를 조성해, 묵시록적이고도 암울한 느낌을 던져주던 카펜터들의 테마들(특히 [할로윈]이나 [안개])을 떠올리게 만든다. 불신과 고립감, 절망에 대해 강한 화두를 던져주는 영화의 어두움처럼 짙은 무채색의 단조로운 사운드스케이프를 만들어내는 모리꼬네의 잔상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타르 덩어리만큼이나 질척하고 깜깜한 느낌이. 카펜터는 고블린 Goblin과도 비교되고, 고블린은 다리오 아르젠토 Dario Argento를 통해 엔니오 모리꼬네와도 연결되니 묘한 상관관계가 있는 듯. 사운드트랙은 1991년 Varese Sarabande에서 발매(VSD-5278)됐지만, 현재는 접하기 쉽지 않다. Track Listing 01. Humanity (Part I) (06:50) 02. Shape (03:16) 03. Contamination (01:02) 04. Bestiality (02:56) 05. Solitude (05:58) 06. Eternity (05:35) 07. Wait (06:22) 08. Humanity (Part II) (07:15) 09. Sterilization (05:12) 10. Despair (04:58) - Total Duration: 4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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