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테고리
최근 등록된 덧글
그러고보니 정말 메인 ..
by 박력남 at 05/31 최근 스타트렉4를 다시 .. by 잠본이 at 05/30 늦게 봐서 죄송합니다. .. by 박력남 at 11/29 gilsunza/ 영광입니다... by 박력남 at 11/11 mithrandir/ 데이빗 아.. by 박력남 at 11/11 허허... 마법사 슈메드.. by gilsunza at 11/11 surrender 정말 좋은 .. by mithrandir at 11/11 갈마롤러/ 도움이 되셨다.. by 박력남 at 07/31 좋을 리뷰 감사합니다. .. by 갈마롤러 at 07/29 예영/ 정말 그런 소문(?.. by 박력남 at 07/24 |
받자니 치사하고 쪼잔해보이고, 안 받자니 적은 액수도 아닌 350만원이라는 돈. 헤어진 지 1년이나 지났지만 자신의 사정이 결코 좋지 못한 그녀는 작정하고 남자를 찾아간다. 더럽고 쪽팔려도 그 돈 꼭 받겠다는 일념 하에. 그렇게 1년만에 채권자와 채무자로 만난 지난 연인은 길지 않은 겨울 하루 돈을 꾸러 다닌다. 서울의 이 곳 저 곳. 해는 저무는데 돈은 차츰 늘어나는 불편한 하루가 그렇게 지나간다. 혹 멋진 하루일수도 있는. 다이라 아즈코 平安壽子의 냉소적이면서도 따스한 이중적인 유머가 전반에 가득한 원작을 바탕으로 인생사의 소소한 페이소스와 다양한 인물 군상들을 디테일하게 담아낸 이윤기 감독의 이 영화는 칸의 여왕 전도연과 하정우가 발군의 연기를 선보이지만 미국발 금융 위기에 가려 상업적인 성과는 이루지 못한 채 쓸쓸히 간판을 내리고 말았다. 어찌보면 살벌한 신자유주의 시대의 리얼한 현실이 담긴 설정이 껄끄러워 관객들이 외면한 건지도 모른다. 지금 20-30대 청년실업과 IMF를 통해 이미 맛 본 금융 위기에 대한 공포감은 각박한 현실에 조금이라도 숨을 불어 넣어줄 판타지에 관대하지 못한 게 사실이다. [멋진 하루]가 가지고 있는 씁쓸한 달콤함, 금전 관계를 통해 인연을 이어가는 시대적 조류에 대해 아직 정면으로 눈을 맞출 준비가 안되어 있던 것은 아니었을까. 여유조차 가질 수 없는 현실의 무게감이 영화 속 상황과 오버랩돼 더 쓰디쓴 좌절과 번뇌를 안겨줬으리라. 그럼에도 팝재즈 그룹 '푸딩 Pudding' 리더 출신의 김정범이 들려주는 OST의 달콤함마저 거부할 순 없을 것이다. 아직 2008년이 끝나진 않았지만 개인적으로 올해 최고의 영화음악으로 감히 뽑을 만큼 인상적인 선율을 선사한 [멋진 하루]의 음악은 원작이 가지지 못한(그리고 절대 가질 수 없는) 그 이면의 감수성을 뛰어나게 포착해낸다. 복고지향적인 재즈 사운드를 통해 자칫 삭막하고 무거운 분위기로 가라앉을 수 있는 이야기에 가볍고 따스한 시선을 안겨주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세련되고 이국적이지만 동시에 편안하고 감미로운 사운드를 선사하는 '푸딩'은 높은 인기를 얻은 건 아니지만, 소수의 고정팬들에게 꿋꿋한 지지를 얻고 있는 연주 그룹. 리더인 김정범은 그 경험을 바탕으로 두 남녀 주인공의 불편한 하루가 될 수 있었던 그 시간들의 여운과 인물 군상들에 얽힌 에피소드들에 올드 딕시에서부터 비밥이나 모던 재즈, 맘보와 보사노바에 이르기까지 넓은 스펙트럼의 촉촉하고 부드러운 사운드를 덧입혀 멋진 하루로 치환해냈다. 주로 인물들이 이동할 때 흘러나오는 음악은 우리가 익숙하게 알아왔던 서울이라는 공간을 다시 조망할 수 있게끔 거리감을 심어주고, 인물들의 감정을 정리할 여유를 준다. 활자와 영상만으로는 알 수 없는 그 미묘한 공감각의 세계에 확실한 색깔을 입혔다고나 할까. 그래서 시니컬하고 제멋대로인 인물들이 맞부딪치는 미묘한 화학 반응에 릴렉스한 기운을 첨가하는 용해제 같은 음악은 영상과 매치돼 뗄 수 없는 기운을 선사한다. 이미 2005년 [러브 토크]와 2006년 [아주 특별한 손님]로 이윤기 감독과 호흡을 맞춰 본 바 있는 그는 더욱 성숙하고 놀라운 작품 해석력으로 세번째 호흡작을 노련하게 조율하고 있다. 마치 롤프 켄트 Rolfe Kent가 맡았던 [사이드웨이 Sideways]의 사운드트랙을 듣 듯 정감있게 다가오는 재즈 사운드는 가히 일품. 한국 영화에서 이런 수준 높은 사운드를 만날 수 있다는 건 행운이다. 영화의 시간대별로 오전 10시 12분부터 밤 11시 59분까지 수록된 13곡들은 각각 재즈라는 기본 형식을 바탕으로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지어져 있다. 인물들의 만남과 여정의 시작을 알리는 도입부답게 발랄한고 경쾌한 사운드가 주를 이루는 오전과 좌충우돌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서로를 다시 알아가고 되새기게 되는 중반의 모습을 나른하면서도 활력있는 이중의 면모를 갖춘 장르의 - 다양한 사운드스케이프를 펼쳐보이는 오후, 그리고 헤어질 시간이 가까워짐에 따라 아쉬움과 시원섭섭함이 교차하는 여정의 마지막을 느리고 부드럽지만 깊이감 있게 표현해주는 저녁. 이러한 변화들을 통해 인물의 감정상의 흐름과 하루의 변화를 확연하게 느끼게 해 자연스럽게 영화의 여정을 함께 한 착각마저 들게 한다. 영화 상에서 자세히 설명되어지지 않은 인물들 간의 과거와 배경을 음악으로나마 추측할 수 있게 하는 깊이감과 심리적인 배려는 스코어가 가진 이미지네이션의 힘이기도 하고. 기존의 컨템포러리하고 건반 중심의 푸딩의 음악에 비한다면 관악(클라리넷과 트럼펫, 풀루겔혼 같은)을 바탕으로 한 클래식컬한 재즈 사운드가 주가 된다는 면에서 달라지긴 했어도 그 감성만큼은 그대로다. 삶에 대한 따스한 시선이 느껴지는. 과거의 인연이 아직도 앙금처럼 남아있는 그들과 여전히 여러 여자들을 전전하며 자신이 가진 (과거) 신용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남자의 모습을 담아내기에 올드한 사운드가 제격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런 과거지향적인 모습 외에 옛날 음악이 지난 따스한 감성과 휴머니즘이 살풍경한 현실과 삭막한 도심 풍경에 아스라히 깔리며 아이러니컬한 감성을 자극시켜 영화가 가진 색채를 더욱 두드러지게 만드는 건지도 모른다. 운수 좋은 날이 전혀 그렇지 않은 것처럼 불편한 하루가 멋진 하루로 보이는 건 오히려 쉬운 게 아닐까. 김정범의 음악은 이 무채색의 영화에서 그런 가능성의 색깔을 보여준 아주 좋은 예일 것이다. Track Listing 01. 10:12 Am (04:13) 02. 11:32 Am (04:38) 03. 12:45 Pm (02:48) 04. 2:10 Pm (02:45) 05. 3:04 Pm (04:52) 06. 4.26 Pm (03:42) 07. 5:07 Pm (03:22) 08. 5:48 Pm (03:28) 09. 6:43 Pm (03:56) 10. 8:11 Pm (04:18) 11. 8:52 Pm (05:02) 12. 9:17 Pm (03:28) 13. 11:59 Pm (04:39) - Total Duration: 51:16
|